XBOX Project Scarlett에 대한 간단한 소회 IT

루머와 공식(Official)


 그간 돌던 루머는 PS5는 2020년, 차세대 XBOX는 2021년에 나온다는 것이었다. XBOX가 1년 더 늦게 나오는 대신 4세대 라이젠과 나비 다음 아키텍처인 악튜러스를 사용한다는 것이었는데, 공식 발표는 2020년 연말이었다. 아마도 MS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개발을 진행해 오다가 기술적, 마케팅적으로 가장 적절한 시점을 선택했을 것이다.
 세간의 예상은 현재 최고의 성능을 가진 XBOX ONE X를 보유하고 있고, 그것이 출시된지 2년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소니보다는 여유가 있어서 1년 더 시간을 두고 출시한다는 설이 우세했지만 MS의 입장에서는 소니가 차세대 기종을 1년 먼저 출시해서 시장을 선점하도록 놔두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소니 PS5와 비슷한 골격

 콘솔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이라 할 수 있는 APU는 소니와 마찬가지로 AMD의 젠2 아키텍처와 NAVI 아키텍처를 사용한다. 칩에 대한 세부적인 사양은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전작인 XBOX ONE과 마찬가지로 소니와 비슷하게 맞추지 않을까 싶다. 다만 과거처럼 ES램을 내장해서 GPU의 면적을 잡아먹는 어이없는 패착은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고속의 GDDR6를 사용한다고 했으니 아마도 기본적인 구조는 XBOX ONE X랑 비슷할 것이다. 메모리의 대역폭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관건인데, 현재로서는 XBOX ONE X처럼 384bit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메모리 채널의 구성은 용량과도 관계가 있는데, 384bit로 나오면 24GB가 유력하고, 320bit로 나오면 20GB를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자나 유저 입장에서는 많은 쪽이 좋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단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메모리 가격이 많이 하락해서 메모리의 용량이 세트당 제조단가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아서 아무래도 24GB쪽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고속 SSD 사용 역시 소니와 마찬가지로 적용 예정인데, 소니측에서는 스파이더맨 로딩 시간이 18배 빨라졌다는 실측 발표를 한 반면 MS는 40배 빨라졌다는 이론적 성능을 얘기했다. MS에서도 소니의 발표를 알고 있고, 소니처럼 실측 성능을 발표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론적 성능을 말하면서 차별성을 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AMD의 스펙을 따르는만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MS가 돈을 많이 부어서 완전히 독자적인 커스텀을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하겠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을 보면 다음 세대의 콘솔은 어느쪽이든 로딩으로 인해 유저들이 늙어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소니와 마찬가지로 하위호환이 되는데, 소니보다 나은 점은 초기의 XBOX, XBOX 360, XBOX ONE까지 기존의 모든 XBOX와의 호환을 지원한다는 것이다.(소니의 경우 PS4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고, PS1, PS2는 쉽게 에뮬레이션 할 수 있지만 특별하게 만든 CELL BE를 넣은 PS3에 대한 하위호환은 기대하기 힘들다.) 반면 소니보다 못한 점은 XBOX ONE 시절에 나온 독점작들이 PS4보다 빈약하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오래된 추억보정보다는 근래에 놓쳤던 대작 게임들이 더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8K 해상도와 120Hz를 지원한다는 것도 같다. 다만 이것이 8K에서 120Hz를 지원한다고 보긴 어렵다. HDMI 2.1 규격은 8K 해상도에서 디스플레이 스트림 압축을 이용할 경우 해당 주사율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것은 TV에서도 지원해야 가능한 영역이다.기기의 성능을 생각했을 때는 8K에서 120fps은 커녕 30fps도 내기 어렵다. 예상대로 성능이 나와준다면 4K 60fps까지는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지만 마찬가지로 120fps은 말도 안된다. 따라서 120fps은 일부 게임들이 1080p에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CPU의 성능이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으로 기존 재규어 아키텍처에서는 해상도를 낮추더라도 높은 프레임 레이트를 내기 어려웠다.
 

예상되는 성능은?

 MS의 공식적인 발표는 XBOX ONE X의 4배라고 했다. 그렇다면 6Tflops의 4배인 24Tflops인가? 하면 당연히 그것은 아니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나비 GPU를 탑재한 라데온 5700XT가 9.75Tflops의 성능을 가진다. 설계를 바꿔서 연산력보다는 게이밍 성능을 강화했기 때문에 표시된 연산력보다 높은 성능 향상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4배의 성능은 될 수 없다. 4배의 성능을 내려면 나비 10 GPU의 40CU보다 2배 이상 많은 90~100CU 정도의 구성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600 ~ 700㎟가 넘는 면적을 가진 거대한 칩을 사용하거나 CPU, GPU, IO컨트롤러를 분리해서 MCM(Multi Chip Module)을 사용해야 하는데, 어느쪽이든 단가가 굉장히 많이 올라간다. 차세대 XBOX가 아나콘다와 록하트 2가지 버전으로 나와서 고성능 모델을 따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전력 소모가 500W를 훌쩍 넘기는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낮다. MS가 100만원에 육박하는 콘솔을 만들만큼 용감한 선택을 할까?
 PS5처럼 라이젠 8코어로 나올 경우 CPU 자체의 성능은 4배 이상이 될 것이 확실하지만 GPU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벤치마크 점수가 4배 가량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코어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게이머들을 충분히 만족시킬만한 성능이 될 것이라고 본다. 판매량을 위해서는 가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역전의 계기가 될까? 승자는?

 MS는 소니보다 더 많은 자본과 우수한 인력을 보유했음에도 전략적 실패 때문에 8세대 콘솔 대전에서 참패를 당했다. 전쟁사에서도 더 많은 병력과 화력을 가진 쪽이 패배하는 경우가 드문 일이 아니다. 다만 전투에서의 패배를 통해 교훈을 얻고 다시 승리할 방법을 찾는 것이 역사였다. MS가 바보 집단이 아닌만큼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소니를 상대로 역전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게임 시장에서 승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닐지 모른다.
 빨라진 네트워크 환경을 배경으로 구글도 게임 업계에 뛰어들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판도를 바꿀만한 잠재력은 충분하다. 구글도 충분한 자본이 있고, 전략을 갖고 있다. 구글의 스태디아(Stadia)는 게임기 구매라는 허들을 넘지 않고, 다운로드나 배송이라는 기다림도 없이 고속 인터넷에 연결된 화면이 달린 장비만 있으면 누구나 즉시 즐길 수 있다. 레이턴시에 대한 우려와 물건에 대한 소유욕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이 다소 걸리긴 하지만 과거에 음악을 LP, 테이프, CD로 듣던 시대에서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시대에 사는 것처럼 게임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어쩌면 앞으로는 어디서든 게임을 즐기기 위해 무겁고 시끄러운 고성능 노트북을 갖고 다니는 것이 촌스러운 일이 될지도 모른다.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내년에 나오는 콘솔들이 마지막 게임기가 될 것임은 거의 확실하다. 하위호환도 확실한만큼 즐거움을 상징했던 물건으로써, 한 시대의 마침표로써, 또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타임머신을 가진다는 의미로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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